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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으로 디톡스하기? 음악으로 힐링하기!
성남아트센터 음악아카데미의 힐링 프로그램
[헤럴드 분당판교]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광활한 아프리카의 초원을 배경으로 낮게 깔리던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일 것이다. 영화 '쇼생크 탈출'이 더욱 잊지 못할 영화로 기억되는 것은 지옥 같은 교도소 안에 소프라노의 노래가 울려 퍼질 때 수감자들이 마치 천상의 소리를 듣는 듯 넋을 놓고 빠져드는 장면 때문이리라.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3막 중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인 이 곡에 대해 주인공 앤디는 “난 이태리 여자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사실 난 몰랐다. 나중에야 느꼈다. 노래가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다.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높은 곳에서 아름다운 새가 날아가는 것 같았다”라고 말한다. 음악을 몰라도 가사를 몰라도 이처럼 음악 자체가 가진 힘에 우리는 종종 압도당한다.

스마트폰이 주는 간편함, 디지털 환경이 주는 편리함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동시에 무미하고 단조롭게 만들어 놓은 것도 사실이다. 최근 우리 삶을 지배하는 이런 디지털 환경에서 탈출해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자는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란 ‘독소를 뺀다’라는 뜻의 디톡스를 디지털에 결합시킨 단어로 디지털 환경에서 벗어나 심신을 치유한다는 의미이다. 명상, 음악이나 미술 활동 등을 통해 마음 속 분노와 욕구불만을 다스려 심리적 정서적 안정과 평안을 찾자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 중의 하나, 음악, 그 치유의 능력에 주목해 보자.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부터라 하겠다. 미국에서 심각한 전쟁 후유증과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던 부상병들을 위로하기 위해 음악가들이 연주회를 열었고,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을 알게 된 의료인들이 특히 정신적, 심리적 치료에 음악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들려준 것이 항우울제 복용보다 큰 효과를 낸 사례, 음악의 리듬과 박자가 재활환자들에게 일종의 타이밍큐(속도 조절을 위한 신호) 역할을 한다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음악이 직접적으로 우리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음악을 들을 때 변하는 혈압, 심장박동, 호흡수, 뇌파, 피부반응 등에서 파킨슨병의 부자연스러운 동작을 일정 부분 개선할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한 것이다. 나아가 음악을 통해 향상된 의사소통과 자기표현 능력이 자존감을 높여 대인관계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사회성 증대 효과도 입증되었다. 음악이 주는 이러한 효과를 인지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997년 숙명여대에 음악치료대학원이 개설되어 심리학과 통계학을 토대로 하는 음악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좋은 음악을 선택해 편안하게 듣는 것이다.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지난 겨울학기에 이어 봄학기(3월~6월)에도 감상 및 이론 아카데미를 연다. ‘오페라 로열박스’ ‘교향악의 거인들1’ ‘즐거운 클래식’ 강좌가 개설되어 주1회 총 15~18회 수업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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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배우고 연주하기, 몸으로 느끼는 디톡스 효과
음악 아카데미에서는 실력을 검증받은 유명 강사들의 지도로 클라리넷, 플루트, 해금, 대금, 클래식 기타, 성악 등을 배울 수 있다. 음악 감상 수업이 너무 수동적이라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렇게 직접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수업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겠다.

관악기는 대체로 듣기 편안한 음역대의 소리를 갖고 있어서 심신안정에 특히 좋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관악기로는 플루트, 클라리넷, 하모니카 등이 있다. 관악기는 복식호흡을 이용해 소리를 내므로 폐활량 증가, 복근 사용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플루트는 리드 없이 타원형의 작은 구멍에 직접 숨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므로 다른 관악기에 비해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다. 클라리넷은 플루트에 비해 주법이 약간 까다롭지만 사람 목소리와 음역대가 비슷해 듣기 편하다는 느낌을 준다.

현악기는 배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야겠다. 신경이 예민하거나 한 가지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성격이라면 특히 바이올린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시작했다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으로 줄을 튕겨서 소리를 내는 기타나 우크렐레 같은 악기는 배우기 수월하고 학습효과와 만족도도 높다. 휴대하기 편한 것도 장점이다.

드럼과 같은 타악기도 스트레스 같은 내적 감정 해소에 좋다. 손이나 스틱으로 소리의 진동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악기에 비해 동적이라 하겠다. 반복적인 소리를 내는 것은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하는 한 방법이므로 무의식을 통해 의식을 다시 깨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도 저도 부담스럽다면 내 몸이 악기인 성악이나 합창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다.

각 지역 주민센터, 백화점 문화센터에도 다양한 음악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한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음악의 세계에서 진정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안혜련 객원기자(문학박사, 참문화사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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